이런 과정을 몇 번 반복하면 자신감과 의욕이 바닥으로 떨어진다. ‘하기 싫어’가 ‘난 못해’로 바뀐다. ‘난 못해’라는 짧은 문구는 일종의 주문이다. 마음이 자꾸 되뇌면, 몸도 반응한다. 내 경우 신체 가운데 가장 약한 부위부터 아프기 시작했다. 나는 선천적으로 알레르기 비염이 있었는데 고등학교 때 가장 심했다. 툭하면 재채기를 했고 한번 시작하면 그칠 줄 몰랐다. 코가 헐고 충혈된 눈에서는 눈물이 줄줄 나왔다. 코로 숨을 쉬지 못하니 입 안이 바짝 마른다. 급기야 몸살까지 걸리고 만다. 걸핏하면 앓아누웠다. *** 자동 반응이니까 어쩔 수 없이 남은 평생 속수무책으로 두려워하면서 살아야 하는 걸까? 아니면 두려움을 억지로라도 극복하기 위해 어마어마한 용기를 내야 하는 걸까? 둘 다 아니다. 큰 용기를 ..